[라섹 후기 5편] 종로 새얀 안과 라섹 후 회복과정 (1일~7일)

라섹 솔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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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대장정 다섯 번째 글, 종로 새얀 안과 라섹 후 회복과정 (1일~7일)

수 많은 고민 끝에, 종로 새얀 안과에서 진행 한 라섹 후기 글이다.

본인은 급격히 컴퓨터가 늘어났던 2000년대 중반에 초등학생 시절을 보내, 9살이 되자 다른 아이들 처럼 촌스런 빨간 투 톤 안경을 쓰고, 친구들과 함께 컴퓨터실에서 스타크래프트 1.16.1 립버전, 동물농장, 이누야샤 그리고 화면 부수기 등 다양한 게임을 즐겨왔다. 집에 돌아와서도 한창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컴퓨터가 끝나면 투니버스를 밤 늦게 보며 상상력을 길러온 게 좋은 기억으로 남는 어린 시절이었다. 그 결과 고등학생이 되자 양안이 사이좋게 – 4.0이 되어버려 아기 치아정도 되는 두께의 안경을 쓰게 되었다. 

타 창작물들에 나오는 ‘안경 벗으면 갑자기 초절정 미남’은 아쉽게도 본인과 관계 없는 이야기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본인에게 안경을 벗은 모습이 훨씬 훈훈하다(?)며 칭찬을 해 주었기에, 대학교에 들어가면 바로 눈 수술을 하겠다고 다짐하였었다. 

대학 입학 전 ‘라식’에 대해 검색해보고, 그러니 ‘라섹’에 대해 뜨고, 그러니 ‘스마일 라식’에 대해 나오고, 어느덧 ‘라식 부작용’, ‘안구건조증’, ‘라식 라섹 후회’ 라는 수 많은 글들에 까지 도달하였다. 인생의 황금기인 대학생의 20대를 안과와 소송을 진행하며 보내기는 너무 쫄리다고 판단, 렌즈를 끼며 3년을 버텼다.

어느덧 군대에 들어가기 직전, 라섹 수술을 하면 ‘화생방 훈련’을 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어 요령을 피울 생각으로 ‘라섹’에 대해 찾아보았다. 군대 입대 한달 전의 이야기었는데, 그 때만 해도 검안 한번 하려면 두 달을 기다려야 하는 지 알지 못하여 라섹은 커녕 안과 문턱도 못 가본 채로 군대로 끌려갔다.

군대에서 라섹에 한이 맺혀, 외박 때 마다 서울에 있는 유명하다는 안과는 죄다 검안하러 다녔다. 그 결과 아주 믿을만한 안과를 찾을 수 있었고, 전역하고 2주 후에 바로 종로에 위치한 ‘새얀안과’에서 라섹을 하였다. 


수술 후 2일 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 안에서 일어난다. 일어나기는 했어도 눈을 뜨기가 두려워 한 시간정도는 눈을 감은 채 명상을 했다.

용기를 내 눈을 뜨자 살짝 덜 닫힌 암막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빛을 마주했다. 십자가를 본 뱀파이어 마냥 눈을 잡고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눈을 감고 더듬거리며 암막커튼을 마저 다 닫았다. 라섹 하러 가기전 자신의 방 상태는 무조건 다시 체크하자. 눈에 이물감과 시려움이 계속되어 인공눈물을 30분에 한번씩 계속 넣었다. 인공눈물을 넣지 않아도 난생 처음 느껴보는 느낌에 눈이 계속해서 즙을 생성했으나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하루 세끼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마냥 침대 위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었다. 라섹을 하면 무조건 곁에서 음식을 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배달도 못시켜 먹을 것이다. 고통스럽긴 했어도 워낙 센 진통제를 먹어서 그런지 점심 저녁즈음 되자 고통이 사그라들었다. 눈은 계속 뜨지 못하여 평생 할 명상과 자아성찰을 이날 모두 끝마쳤다. 

 


수술 후 3일 차

수술 첫 날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전날과 같은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 안에서 일어나는 것 뿐, 어제도 살짝 살짝 눈을 떠본 기억이 있어 두려움은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미친듯이 사용한 인공눈물이었다. 일반 인공눈물이 아닌 안과에서 처방해 주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짙은 점액질의 인공눈물은 꽤나 효과가 좋아서, 안과에서 5통을 한꺼번에 처방받아 미친듯이 사용했다. 다음날이 되자 이 찐득한 점액질이 마르고 눌러붙어 눈커풀 위에 짙은 막을 생성했다. 
내 눈꺼풀의 힘이 그리도 약한지 그날 처음 알았다. 안검하수가 생긴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눈은 떠지지 않았다. 세수는 할 수 없었다, 물에 닿으면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받았기에.
10분이나 지났을까, 눈꺼풀만의 힘으로 겨우 막의 한 쪽을 찢어내었다. 손가락의 힘을 빌려 눈커풀을 위아래로 잡아당기며 남은 막들을 마저 제거했다. 

눈이 미친듯이 간지러워도 긁을 수가 없다. 플라스틱 안대는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함이 아닌 내가 긁고싶은 충동을 억제시키기 위해 준 것이 틀림이 없었다. 눈동자를 모기에게 물린다고 해도 그것보다는 덜 간지러웠을 것이다. 

실눈을 떠 태양보다 밝게 빛나는 핸드폰을 겨우겨우 켠 다음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듣다가 자고, 또 듣다가 자고를 반복했다. 이날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요리를 먹으며 하루가 다 지났다. 눈을 뜨지 못해 무슨 음식이 나온지는 냄새로 알아맞추어야 한다. 인스타에 가끔 유행하는 X억주면 어둠속에서 살기를 직접 하고있다는 생각도 가끔 들었다. 

점심을 먹고 삼라만상에 대한 이치에 대해 깨달아 갈때 즈음, 원장님께서 직접 전화를 해주시며 상태와 경과에 대해 여쭈어보셨다. 이런 디테일함 때문에 ㅅㅇ안과를 선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미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많이 들어와 딱히 무언가를 더 질문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시며 보호렌즈 뺄 때 보자던 그 상냥한 목소리는 눈이 보이지 않는 목자들에게 예수와도 같은 성령의 목소리로 다가올 것이다. 

전화는 그럼에도 미칠듯한 간지러움은 전혀 해결해주지 않는다. 안약과 인공눈물은 넣으면 그 순간만 괜찮을 뿐, 바로 돌아버릴 것 같은 간지러움과 실시간으로 굳어가며 새로운 막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미친듯한 자극으로 명상은 커녕 유튜브에도 집중할 수 없었다. 
하루종일 누워있어 허리도 뻐근하고, 몸도 근질거려 견딜 수가 없었던 제일 고통스러운 수술 3일차.


수술 후 4일차

라섹을 하면 눈에 절대 물을 가져다 대면 안된다. 때문에 머리도 감지 못하고, 세수도 할 수 없다. 이쯤 되면 온몸이 씻고싶다고 미친듯이 소리를 지른다. 눈꺼풀은 어제와 같이 떠지지 않고, 눈으로도 미치겠는데 슬슬 기름기가 MAX가 되어가는 머리도 간지러워진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 제일 중요한 회복기간 중 눈을 잘못 만졌다가 훗날 몇년, 몇십년을 후회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눈에 안약과 인공눈물만을 넣으며 버텼다. 태양과 같은 핸드폰의 빛이 그래도 점점 줄어가 카톡 답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라섹 전날 모든 폰트의 크기를 최대로 키웠다. 140살 드신 할머니도 충분히 보일만한 크기로 핸드폰을 하니 뭔가 단전에서부터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이 끌어올랐다.

라식수술한 남친과의 카톡.jpg | 커뮤니티

그래도 과거와 다르게 바깥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미친듯한 간지러움과 폐쇄감을 많이 상쇄해주었다. 

수술 후 5일 차

어느정도 빛과 성령에 대한 내성이 생겨 썬글라스를 끼고 방 밖으로 나갔다. 이 날 처음으로 침대 위가 아닌 내가 평소 밥을 먹던 소중한 식탁이라는 곳 위에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두 발이 멀쩡하게 달려있음과 집이 넓음을 감사하게 여기며 거실을 강아지마냥 돌아다녔다. 그럼에도 아직 씻지는 못했다. 눈에만 물을 묻히지 않으면 되겠지, 하고 화장실의 거울을 봤더니, 왠 노숙자 한 명이 화장실에 당당하게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눈 주위는 온갖 안약과 인공눈물이 며칠동안 겹겹이 굳어 새로운 피부를 형성했다. 물로 조심스레 지워보아도 미끈거리기만 할 뿐 지워지지 않았다. 
손으로 살살 뜯으니 유튜브에 있는 여드름 압출 영상마냥 시원하게 온갖 껍질들이 두드득 뜯겨나갔다. 라섹 후 생긴 체증을 이걸로 풀었다. 


수술 후 6일 차

어느정도 눈의 가려움과 통증이 많이 없어진 상태, 빛도 이제 잘 봐서 핸드폰과 노트북을 조금씩 했다. 하지만 20분만 들여다 보아도 금새 피곤해지고 눈물이 나와 가끔씩 유튜브 보는 것으로 만족, 심심함이 극도에 달해 카톡에 있는 오래 연락 안한 친구들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안부전화도 하고, 놀아달라고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통화하니까 시간은 금방간다! 

수술 후 7일 차

드디어 보호렌즈를 빼는 날, 샤워는 커녕 머리 감기나 세수도 하지 못해 밖에 나가는 것이 매우 부끄러웠다. 또한 검안사분과 의사선생님을 뵙는 것도 꽤나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었다. 모자와 마스크를 푹 눌러쓰고 안과로 들어가 보호렌즈를 빼주셨다. 수술도 잘되었고, 회복도 아주 잘되고 있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셔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선생님께서 눈도 근육이기에 수술때문에 많이 피로해졌을 것임으로 평소처럼 눈을 사용하지 말고 30분 쓰고 10분 쉬고  각별히 주의하라는 말을 남겨주시며, 이제 세수와 샤워를 해도 된다는 허락을 해주셨다.

6개월동안 무조건! 자외선 차단을 잘 하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이하동문, 라섹을 했어도 밤이 아닌 이상 모든 곳에 자외선 차단 코팅을 한 안경을 쓰고 나서야 한다. 그래도 밤에 안경을 쓰지 않고 돌아다니다 보면 미친듯한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바로 안과를 나와 집으로 향한 뒤 화장실에 들어가 샴푸를 세번, 클렌징폼을 세번, 바디워시를 3번은 한 것 같다. 샤워를 끝마치고 나오니 세상이 달라보였다. 눈은 안경을 쓰지 않아도 잘 보이고, 몸은 깨끗하고, 살아있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7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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